극장에서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영화.
명작이라 추천해주고 싶어 남겨본다.
스포는 없다.
요약
평소 친일에 반감이 많았던 나였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독립 운동이
얼마나 사소하고 의미 없는 일인가를 생각하게 해줬다.
하지만,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드러나지 않는 메시지와
영화 마지막 나래이션이 만나면서
이를 뒤엎는다.
일부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과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어 불편 하지만,
명작이다.
독립운동은 아이들 장난
이 감독은
독립 운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잘보여줬다고 생각된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권 신장, 장애인 복지, 페미, 세월호, 철탑 농성, 퇴직 노동자 파업 등등의
기득권에 항의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목소리를 내는 행동이
관심은 끌 수 있을지 몰라도
그들의 목적을 당성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일본라는 국가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소수의 어중이 떠중이 들이 모여서
총질 몇 번,
폭탄 몇 번 던졌다고
목적을 달성 하는 것은
아이들 장난일 뿐이라는
매우 논리적이면서 현실 적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태어날 때 부터 일제라는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점점 독립이라는 가능성은 사라져가는 현실을 견뎌가는 이들에게
'선택'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나.
그 시절,
이땅에 태어나 공무원 시험 본 것 뿐인 이들에게
친일이라 손가락질 하는 것도 이상하고,
독립 운동이라는 것도 연이은 실패에 달라지는 것도 없다.
이런 논리적인 이유로
독립운동의 무가치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어떤 마음인지 공감이 되었다.
영화를 보니 그들의 논리가 잘못된 것이 아니였다.
실패가 쌓이고 쌓이는
영화 마지막에
감독은 지금까지 해왔던 메시지를 뒤엎는다.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실패가 쌓이고 우리는 그 실패를 딛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독립운동이라 거창하게 불리지만,
영화에서 나온 대사들을 통해
그들의 행동은 상상 이상으로 비루했을 것이고
지금의 삶을 기준으로 보면
찌질하기까지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임정 (임시정부) 것들,
거지꼴을 하고 있는 이들이 '나 장관이요'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장관이란 자가 여기저기 돈이나 구걸 하러 다닌다."
"나이 어린 멋모르는 이들 데러다가
총질 몇 번 한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은가?"
"그래도 친구니까
너희들은 밀고하지 않는 나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 것 아냐?"
(대사는 기억을 더듬어 쓴 것이라 다를 수 있다.)
매우 현실적이고 앞뒤 딱딱 맞는 이야기며
반박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나래이션에서 언급된 것 처럼
그 수 많은 시도가 쌓이고 쌓여
우리의 독립을 이끌어 냈다.
독립 운동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잘 해야 몇 십년 이후에나
독립된 정부를 수립 하거나
그대로 일본의 일부로 남을 수도 있었다는 것은
가능성이라고는 하나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니,
의미 없는 장난질이라는 말도 반박하기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의미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https://namu.wiki/w/%ED%95%9C%EA%B5%AD%20%EB%8F%85%EB%A6%BD%EC%9A%B4%EB%8F%99
카이로 회담에 참석한 연합국 지도부는 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일본이 점령한 영토 및 식민지 반환을 결의한다. 그런데 이렇게 된다면 1차 대전이 발발한 1914년 이전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한국은 해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카이로 회담에 참석했던 당시 중화민국 국민정부 주석 장제스가 "한국인이 노예 상태에 놓여 있었음을 유의하여 연합국은 적절한 시기(in due course)에 한국을 독립시킬 것이다."라는 조항을 카이로 선언문에서 확정될 수 있도록 강력히 주장한다. 이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정치적으로 당시 일본의 힘을 조금이라도 더 빼기 위한 행보이다. 장제스는 조선의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들을 근거로 들었다. 장제스는 실제로 윤봉길의 의거를 칭찬하고 그의 유족들에게 '장렬천추'(壯烈千秋, 장한 의기는 천 년동안 빛나리라)라는 휘호를 보내기도 하였다. 또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김구와도 밀접한 관계였다. 특히 김구는 장제스에게 카이로 회담에 가서 한국의 독립을 약속받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였고, 장제스도 이를 받아들였다. 장제스는 뒤이은 얄타 회담에서 다시 한 번 다른 연합국 지도부를 상대로 한국의 독립을 확인받는다. |
정리하면,
일본에 대한 처리를 논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장제스는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으로
한국의 독립을 주장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을 근거로
강력히 주장하니 받아들여 졌다.
이 땅이 일본의 것이 아니라는 것과
이 땅에 사는 이들이 독립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데,
독립운동과정에서 일본에 대한 태러 행위만큼
좋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진영 싸움이나
강대국 들의 이권계산 같은 주변 상황이 주된 이유일 수 있겠지만,
국가간의 거래는 결국 명분이 필요하다.
전쟁이나 쿠테타의 처음이나 막바지에서 '명분'을 찾는 것은
성공할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지 않나.
지금도 계속되는 의미 없는 삽질들을 무시할 수 있을까?
여기까지 이야기가 공감이 안된다면,
지금도 진행되는 삽질들을 보자.
유명 가수들의 이름이
어느정도 유명해진 후에나 우리는 알게 된다.
결과만 두고 본다면,
방송에 나와보지도 못한 수 많은 아이돌 연습생들은
의미 없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
슈퍼스타K에도 수 많은 능력자들이 등장 했지만,
음반을 내고 가수 가수 활동을 하게된 것은
몇 안되는 것 처럼 말이다.
올림픽 스타들과 그의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결과만 보면, 올림픽 메달 가능성 있는 이들만 키우면 될 것을
그 많은 이들이 경쟁을 하고 준비를 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유명 유투버들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J.Fla, 슈카.
이들 모두 초창기 영상을 보면 부끄럽다.
하지만, 그들은 끊임 없이 시도 했고 바꿔갔고, 정상에 올랐다.
지금에서 돌아보면 의미 없는 일이지만,
그 하나하나의 시도들이 모여 지금을 만들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역사라는 것은
누가 옳고 그른 것의 문제가 아니라
승리한 자가 쓰는 것 아닌가.
누구의 선택에 의미가 있고 없고,
옳고 그르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단지.
우리가 독립을 하지 못했다면,
그시절 공무원 시험 봤던 이들이 잘한 선택이였다고 부러움을 샀을 테지만,
우리는 독립을 해냈으니
독립을 위해 삽질한 이들을 우대하는 것은
그들의 결과 여부를 떠나 자연 스러운 흐름이라는 것.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이들을 전범으로 처벌 했던 것이
범죄가 아닌 것 처럼 말이다.
이런 흐름에 문제가 있다면,
아직도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가장 논리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그래서, 내 생각은...
여기까지는
내 생각이라기 보다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해서 남겨봤다.
우리는 결과를 알지 못하기에
의미 없어 보이는 일이라도 매일 매일 열과 성을 다해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의미나 미래를 강조 하다보면,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와
남들에 의해 검증된 것 이외에 선택의 여지는 없어진다.
하지만, 재미있는 부분은
남들을 통해 검증된 것들도
누군가의 삽질을 시작으로
쌓이고 쌓여 검증이라는 수준에 오른 것이다.
의미없는 일의 반복은
인류 역사를 만들어낸 중요한 행위 중 하나가 된다.
그러니,
이 쌓이고 쌓이는 실패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은
나를 포함한 다른 이들의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며
새로운 인간사를 써나가는 기반이 된다.
친일, 독립 하는 것에 대해 핏대 세워 싸우는 것은
대중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정도의
먼 과거의 일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리저리 말을 바꾸면서
눈에보이는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로 내세우며
검증된 것들만 좋다며 강요하는 이는
전형적인 Cherry-Picker.
누군가의 삽질로 이루어낸 결과물만
쏙 빼먹는 이.
피하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s_sig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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