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하늘에서 내린 의술을 펼치는 이를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봐왔다.
요즘엔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떨어졌으면
이들도 보기 힘들다.
어릴적,
어머니 손을 잡고
어디어디 한약방에 가면
영화에서나 볼 듯한 분위기의 할아버지가
내 손목을 잡고서
진맥을 했고
상당히 신기 했었다.
하지만,
그분들.
이제 나이들어 다 사라졌다.
그들은 왜 사라졌고
그들의 의술을 왜 끊겼을까?
검증 가능한 수치화된 기준
회사에서도 '공정'한 평가를 위해
내가 한 일을 수치로 만들어야만 한다.
검증 가능한 수치화.
타 부서의 개같은 고민 거리를 해결 해주는 것이나
잡다한 문의 단순 답변 해준 것이나
두 상황 모두, 개수는 하나로 같다.
서로 다르게 count할 방법이 없다.
이를 개선 한다는 목적으로
타 부서의 문의는 1.5로 count 한다는 조건이 추가되면,
모든 문제는 타부서로 부터 받게되는 마법이 시작되어
다시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정성평가 없는 정량 평가는
그 한계와 범위가 명확한데,
'공정', '효율', '자동화','시스템' 좋아하는 이들은
숫자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이상향만 떠들어댄다.
그렇게,
공정을 따지다 그 아래 숨겨진 의미도 함께 사라진다.
신의는 사라지고 '공정'한 검증 받은 이들만 남았다.
뭐 더 말이 필요한가.
평가의 장점은 다 알테니 놔두고
평가의 단점.
검증할 수 있는 것만 검증 가능하다.
수치화된 것만 검증 가능하다.
타인이 해주눈 부분만 평가 가능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다수의 비 전문가인 타인이 보기에 좋은 것은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함을 알아주겠나.
성적순으로 한의대 학생을 선발하니
그 속에
신의의 잠재력을 갖는 이들이
얼마나 포함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누구일지 나도 모르고
그들의 미래도 알 수 없으니
누구하나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검증할 방법도 없으니,
신의는 진맥할 권한을 갖기 어렵게 되었다고 본다.
s_sig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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